단포도 소개
단포도
단포도는 여우와 신포도 고사에서 차용하였으며 '자신이 얻지 못한 삶에 대한 빠른 체념'을 뜻하는 신포도를 거부하고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고 고민하며 판단해보는 단포도가 되자는 뜻이다. 팀원 모두 문화예술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23년 청년인문실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글쓰기, 예술활동, 연구활동 등을 하며 관련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병우(서림)
철학과 예술의 텍스트의 경계를 읽는 큐레이터. 히스테리안에서 페미니즘과 몸의 정치성, 서구 이론과 한국 근대성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또한 텍스트 큐레이터로서 지식과 경험을 '유동적 읽기(Liquid Book)'와 윤리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그 방법론을 강의해 왔습니다. 현재는 읽기의 실천을 통해 예술과 커먼즈 운동, 전통 담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Instagram @complexarea
박서희(서희)
브랜딩 스튜디오에서 전략 리드를 맡고 있다. 우연을 만나기 위해 낯선 곳을 헤맸지만 돌아보면 내가 찾는 우연은 도처에 널려있었다. 심지어 일 속에도! 사건들에 숨은 우연을 발굴하려 시도하고, 짧은 글 형태로 발행했다. 그 작은 시도들이 삶을 살아 볼 만하게 만든다고 굳게 믿는다.
© Instagram @godflea
이인현(문어)
무아레 서점 운영자이자 작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소설을 쓴다. 사건과 인물보다 그들이 속해 있는 공간, 무언가에 붙잡혀 자빠진 상태에 대해서, 끊임없이 돌아가게 만드는 어떤 지점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 <진동하는 것들>, 공저 <애도하는 귀>, <이 이야기는 너야> 등이 있다.
© Instagram @octopus.summer
이지윤(지지)
디자이너, 교육자, 개발자 그리고 글 쓰는 사람이다. 여러 정체성들 사이에서 바쁘게 진동하며 지낸다. 항상 타인에게 속절없이 사랑에 빠지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못견디게 이루어주고 싶다. 단포도도 그래서 시작했다. 친구들이 공간이나 사건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그들의 표정을 훔쳐보는 것을 좋아한다. 핸드메이드 웹사이트 panacea.wiki,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leejiyoon.net 가 있다.
© Instagram @sandwichaddictor
최홍익(최기자)
통일이 소원인 서울 사는 (자칭) 파주통. 북한 북동부의 도시 라선을 노리고 있다. 라선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있고 그 곳에서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를 파는 게 꿈이다. 두 번째 꿈은 친정팀 상대로 골을 넣은 후 셀러브레이션을 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젝트 소개
'장소'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2023년 인문실험에서 우리는 강원도 원주와 '관계인구 되기' 실험을 하며 원주 사람들을 만나 책을 만들고 공유회를 열었다. 그 과정에서 '아카데미 극장'이라는 장소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었고, 공동체에 근거가 되는 장소성에 대해 주목하였다. 그리고 그해 아카데미 극장이 철거되었다. '장소 상실'을 겪은 이들은 2년 후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또 다른 '장소 상실' 도시인, 동두천 혹은 파주의 사람들은 어떤 모양과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질문들이 생성되었다. '관계인구 되기'에서 시작한 인문실험은 관계가 형성되는 장소성과 그 상실 속에서 나타나는 공동체에 대한 생각으로 나아갔다.
우리는 왜 장소 상실에 관심이 있는가?
자리가 특정되지 않고 단순히 추상적으로 비어 있는 곳을 의미하는 '공간'에 비해 '장소'는 공간에서 활동하고 시간을 보내고 기억을 쌓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가치)을 가진 곳이다. 서울에서 만난 팀원들은 모두 장소 상실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지방(이 개념 자체가 이미 장소 상실을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을 떠나 서울로 왔으며 원가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강압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는 '고향'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또한 재개발로 살았던 집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의 주거불안에 시달리기도 했다. 오래 머물고 시간을 보내던 장소들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이 모든 경험들을 우리는 '장소 상실'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애정과 기억을 가진 '장소의 상실'은 우리가 돌아갈 곳이 없음을 상기하게 하고, 우리의 삶이 불안정 위에 올라가 있음을 계속 일깨운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우리의 실험은 이전의 프로젝트와 기록에서 출발한다.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을 리서치하고, 장소-역사-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법을 계속해서 주목한다. '장소 상실'이라는 공통주제를 설정하고 주제에 관한 연구 모임을 만든다. 근대 국가주의/평화이론/섹슈얼리티/장소상실이 교차하고 있는 파주/동두천으로 리서치 트립을 계획하여 지역에 방문한다. 지역 방문 후에 팟캐스트를 제작하여 장소가 가진 현장성, 연결가능성, 소리를 기록한다. 팟캐스트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 자료와 리서치 자료를 계속해서 생성해나간다. 결국 장소에 대해 기념비처럼 새겨진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몸소 체험한 구체적 서사를 만들어나간다.
단포도팀, 용치에서




